앞선 자료에서 "15%면 본전"이라고 적은 건 5년 만에 팔 때의 숫자였습니다. 30년 대출을 끝까지 갚는다면 이자만 4.34억이 쌓이므로, 본전선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시 계산했습니다.
보유기간을 옮기면 본전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입니다. 분양가 10.1억, 대출 5억, 연 4.7%, 30년 원리금균등 기준입니다.
| 보유 | 누적 이자 | 본전 매도가 | 필요 상승률 | 연평균 |
|---|---|---|---|---|
| 3년 | 0.69억 | 11.46억 | +13.5% | 4.30% |
| 5년 | 1.13억 | 11.92억 | +18.0% | 3.37% |
| 10년 | 2.14억 | 12.99억 | +28.6% | 2.55% |
| 20년 | 3.70억 | 14.66억 | +45.2% | 1.88% |
| 30년 | 4.34억 | 15.40억 | +52.5% | 1.42% |
이 표의 마지막 칸을 놓치면 안 됩니다. 같은 자료로 정반대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 다 같은 계산에서 나온 사실입니다. 어느 쪽이 맞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이 집에 몇 년 살 것이냐에 따라 답이 정해집니다. 30년을 눌러앉을 자신이 있으면 연 1.4%는 넘을 만한 문턱입니다. 반대로 5~10년 안에 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연 2.5~3.4%를 넘겨야 하는데, 지금 이 단지 조건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30년 뒤의 1억은 지금의 1억이 아닙니다. 물가를 감안하면 선이 하나 더 생깁니다.
본전선(15.4억)이 물가선(18.3억)보다 3억 아래에 있습니다. 이 말은, 30년 뒤 15.4억에 팔면 숫자상으로는 본전이지만 실제 구매력으로는 손해라는 뜻입니다. 연 1.4%는 물가상승률(2% 안팎)에 못 미치는 속도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이득을 보려면 30년간 18.3억 이상, 연평균 2% 넘게 올라야 합니다.
대출이 없으면 이자가 없고, 이자가 없으면 시간이 흘러도 본전선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 보유기간 | A · 디에트르 10.1억 | B · 5억 아파트 |
|---|---|---|
| 5년 | +18.0% | +1.6% |
| 10년 | +28.6% | +1.6% |
| 20년 | +45.2% | +1.6% |
| 30년 | +52.5% | +1.6% |
B는 취득세 550만원과 매도 중개수수료만 회수하면 되므로 기간과 무관하게 고정입니다.
이게 대출의 본질입니다. A는 시간이 갈수록 넘어야 할 선이 계속 높아지고, B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그대로입니다. 30년 시점에 두 선의 차이는 51%포인트입니다.
본전이 문제가 아니라 손실이 문제인 상황도 봐야 합니다. 집값이 떨어져도 갚을 5억은 그대로라, 손실은 전부 우리 몫에서 먼저 깎입니다.
회색이 은행 몫입니다. 집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회색은 꿈쩍하지 않습니다. -20%면 사라지는 2.02억이 전부 우리 5.1억에서 나갑니다. 공정하게 말하면 오를 때도 똑같이 2배로 증폭됩니다. 레버리지는 양방향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대출이 무조건 나빠 보이지만, 그건 절반의 그림입니다. 가장 강한 반론을 먼저 적어둡니다.
이자 4.34억을 360개월로 나누면 월 120만원입니다. 이건 "10억짜리 집에 사는 값"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5억짜리 집 대신 10억짜리 집에 사는 대가를 월 120만원에 사는 셈이죠. 10억대 아파트 월세 시세를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값은 아닙니다.
여기에 자기자본 5.43억을 은행에 넣어뒀을 때의 이자(연 3% 기준 월 136만원)를 더하면, A의 실질 주거비는 월 약 264만원, B는 월 약 140만원입니다. 차액이 월 124만원입니다.
즉 이렇게 바꿔 물을 수 있습니다. 월 124만원을 더 내고 성대역 도보권 신축 대단지에 사는 것이 그 값을 하는가?
이 질문이라면 "그렇다"는 답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통근 시간, 아이 학교, 친정 근접까지 얹으면 월 124만원의 값어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본전 52%라는 숫자가 이 판단을 자동으로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논리에는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월 124만원을 30년간 계속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맞벌이가 끊기거나 금리가 6%로 오르면 이 값은 훌쩍 뜁니다. 그때는 "값어치 있는 소비"가 아니라 "빠져나갈 수 없는 고정비"가 됩니다.
| 01 | 30년 살고 팔면 15.4억(+52%)이 되어야 본전이고, 물가까지 감안하면 18.3억(+81%)은 되어야 진짜 이득입니다. |
| 02 | 다만 연평균으로는 1.4%라 오래 살수록 문턱이 낮아집니다. 5~10년 내 매도 가능성이 있다면 문턱은 연 2.5~3.4%로 올라갑니다. |
| 03 | 같은 5억으로 대출 없이 사면 본전선은 기간과 무관하게 +1.6%이고, 하락 시 손실도 절반입니다. |
결국 "이 집에서 30년을 살 것인가"가 모든 것을 가릅니다. 30년 눌러앉을 집이라면 연 1.4%는 넘을 만합니다. 중간에 팔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옆 신축이 7억이고 청약이 전 타입 미달인 단지에서 연 3% 상승을 기대해야 합니다.
먼저 답할 질문은 집값이 오를지가 아니라 우리가 여기서 30년을 살 생각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