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려면 사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몇 명인지는 소득 통계와 혼인 통계로 어림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를 공급 물량과 나란히 놓으면,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설명됩니다.
디에트르 84㎡를 사려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소득 요건, 무주택, 그리고 현금 5.4억. 하나씩 걸러봅니다.
경기도 전체에서 약 9~10만 가구. 전체 가구의 1.7%입니다. 이 사람들이 경기도 전역의 10억대 아파트를 사줄 수 있는 사람 전부입니다.
출처: 가구소득 1억 이상 22.6%는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전국 기준, 가구 총소득). 가구 평균 순자산 4억 7,144만원, 순자산 10억 이상 가구 10.9%도 같은 조사. ②③의 비율은 이 문서의 추정치로, 공식 통계가 아닙니다.
수요만 세면 반쪽입니다. 같은 기간에 공급되는 집이 몇 채인지 옆에 놓아야 의미가 생깁니다.
물론 21.4만 가구가 전부 10억 이상은 아닙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3년간 쏟아지는 물량이 구매 여력 가구 수의 2배가 넘습니다. 게다가 이 9.5만 가구는 3년 동안 한 번씩만 사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9.5만 가구는 경기도 전역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중 성남·과천·용인 수지를 원하는 사람, 동탄을 원하는 사람, 광명을 원하는 사람이 다 다릅니다.
디에트르 2차 1,744세대를 채우려면, 이 9.5만 가구 중 1.84%가 하필 이 단지를 골라야 합니다. 경쟁 단지가 수십 개인 상황에서요.
기존 9.5만은 대부분 이미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거나 관망 중입니다. 시장을 계속 굴리려면 새로 만들어지는 가구가 있어야 합니다.
출처: 국가데이터처 「2025년 혼인·이혼 통계」(2026.3.19). 2025년 혼인 24만 326건, 조혼인율 4.7건. 평균초혼연령 남 33.9세, 여 31.6세.
여기는 좋은 소식입니다. 혼인은 2022년 바닥을 찍고 3년 연속 늘고 있습니다. 2025년은 전년 대비 8.1% 증가했습니다. "결혼이 사라진다"는 통념과 달리 최근 흐름은 반등입니다.
다만 2015년(30.3만)과 비교하면 여전히 -20.6% 수준이고, 평균 초혼연령이 남 33.9세로 올라가면서 집을 사는 시점 자체가 뒤로 밀렸습니다.
매년 결혼하는 경기도 부부 6.5만 쌍에, 매년 아파트 7.1만 호가 들어옵니다. 숫자만 보면 1:1인데,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신혼부부가 첫 집으로 10억짜리를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현금 5.4억을 결혼 3년 차에 모으는 건 부모 지원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즉 사슬 맨 아래 신규 진입자는 10억 시장이 아니라 5~7억 시장에서 시작합니다. 10억 아파트를 사는 건 그 사람들이 한두 번 갈아탄 뒤, 40대가 되어서입니다.
같은 경기도, 같은 시기에 벌어진 두 가지 일을 나란히 놓으면 답이 나옵니다.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26억 8,400만원인데도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100.4대 1을 기록했습니다.
분당·수지는 2026~2028년 3년간 신규 입주가 873가구뿐입니다. 경기도 전체 물량의 0.41%.
전용 84㎡ 분양가 10.1억. 1·2순위 1,678가구 모집에 477명 접수, 전 타입 미달.
3년째 잔여세대를 소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이 리포트의 핵심입니다. 26.8억짜리에 100대 1로 몰리는 사람들이 같은 해에 존재합니다. 구매력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 구매력이 이목동으로 오지 않을 뿐입니다.
앞선 자료에서 "믿음의 범위가 좁아진다"고 했는데, 이게 그 실물 증거입니다. 9.5만 가구의 구매력은 공급이 막힌 곳으로 집중되고, 공급이 많은 곳에서는 빠져나갑니다. 분당·수지는 3년간 873가구뿐이고, 경기도 전체는 21.4만 가구입니다.
| 조건 | 이목지구 디에트르 | 분당·수지 |
|---|---|---|
| 3년 신규 공급 | 2,512세대 (1+2차) | 873가구 |
| 희소성 | 낮음 — 이목지구 대규모 개발 | 높음 — 추가 공급 불가 |
| 청약 결과 | 전 타입 미달 | 100.4 : 1 |
| 구매력 유입 방향 | 유출 | 집중 |
공급이 많다는 건 실거주자에게는 장점입니다. 골라서 살 수 있고, 가격이 안 튀고, 협상 여지도 있습니다. 지금 잔여세대를 계약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증거입니다.
다만 시세차익을 기대한다면 정반대의 조건입니다. 오르는 곳은 못 사는 곳이고, 살 수 있는 곳은 안 오르는 곳입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습니다.
앞서 계산한 30년 본전선 15.4억을 여기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15.4억을 낼 수 있는 가구는 경기도 9.5만 가구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2050년대에 분당·과천·판교 같은 곳을 먼저 볼 겁니다.
우리가 30년 뒤 이목동 84㎡를 15.4억에 팔려면, 그때는 이목동이 지금의 분당 같은 위치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신분당선 이목지구역이 그 시나리오의 유일한 근거인데, 아직 확정 사업이 아닙니다.
| 01 | 경기도에서 10억 집을 살 여력이 있는 무주택 가구는 약 9.5만, 전체의 1.7%입니다. |
| 02 | 같은 기간 경기도 입주 물량은 21.4만 가구로, 여력 가구 수의 2배가 넘습니다. |
| 03 | 혼인은 3년 연속 늘고 있지만, 신혼가구가 첫 집으로 10억을 사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10억 시장의 손님은 40대 갈아타기 수요입니다. |
| 04 | 구매력은 존재합니다. 다만 공급이 막힌 곳으로만 흘러갑니다. 26.8억에 100대 1과 10.1억에 미달이 같은 해 같은 도(道)에서 일어났습니다. |
질문을 "10억짜리를 살 사람이 있는가"에서 "그 사람이 왜 이목동을 골라야 하는가"로 바꾸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답이 "성대역 도보권이고 친정이 가깝고 통근이 편해서"라면 그건 우리 가족에게만 해당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게만 좋은 이유로 사는 건 실거주로는 완벽하게 합리적입니다. 다만 그건 나중에 사줄 사람이 우리와 같은 이유를 가질 확률에 거는 것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