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검증 · 거래량은 몇 건부터 믿을 수 있나

월 11건은 적어 보이지만,
따져보니 딱 평균이었습니다.

2,355세대에서 한 달 11건. 직관적으로는 극소량 같지만, 부동산에서 거래량은 절대 건수가 아니라 재고 대비 비율로 봅니다. 그 기준선을 세우고, 허수 거래 가능성까지 검증했습니다.

계산

먼저 비율로 바꿔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쓰는 표준 지표는 거래회전율입니다. 전체 세대수 대비 1년 동안 몇 채가 거래됐는지를 봅니다.

월 거래
11건
×
12개월
132건
÷
총 세대수
2,355
=
연 거래회전율
5.61%

1년에 18세대 중 1채꼴로 주인이 바뀐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가 높은지 낮은지는, 한국 아파트 시장의 실제 기록과 대보면 답이 나옵니다.

기준선

몇 퍼센트부터 "활발"인가

직방이 실거래 신고 도입(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회전율을 집계해왔고, 학술 연구에서도 도시별 장기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그 기록이 눈금이 됩니다.

2006년8.82%역대 최고
2020년7.90%저금리 과열
화서역파크푸르지오5.61%← 지금 여기
장기 평균5.50%학술 연구
2021년5.36%상승장
2023년3.04%역대 2번째 낮음
2022년2.28%역대 최저 · 빙결

출처: 직방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 분석. 장기 평균은 국내 도시 패널 연구(연평균 5.5%, 표준편차 2.0%, 최소 2.1%, 최대 11.8%) 기준.

빙결
침체
보통
활발
과열
0%2%4%6%8%10%
▲
5.61%
화서역파크푸르지오
~2% 빙결 2~4% 침체 4~6% 보통 6~8% 활발 8%~ 과열

5.61%는 "보통" 구간의 상단입니다. 장기 평균 5.5%를 살짝 웃돌고, 2021년 상승장(5.36%)보다도 높습니다. 반면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2년(2.28%)의 2.5배입니다.

즉 "활발"이라고 단정하기엔 과했고, "극소량"도 아닙니다. 정확한 표현은 "정상 작동 중"입니다. 제가 앞선 자료에서 쓴 "거래가 활발하다"는 표현은 과장이었고, "정상 범위"로 정정합니다.

착시

왜 11건이 적어 보였나

직관이 틀린 게 아니라, 비교 대상이 없었을 뿐입니다.

아파트는 사람들이 평균 10~20년에 한 번 사고파는 물건입니다. 자동차나 주식과 다릅니다. 회전율 5%는 뒤집으면 평균 보유기간 18년이라는 뜻인데, 이건 아파트라는 자산의 성격에 부합하는 숫자입니다.

회전율평균 보유기간해석
2%50년사실상 아무도 안 판다 (2022년)
3%33년매도·매수 희망가 격차 큼 (2023년)
5.6%18년정상 — 생애주기에 맞는 이동 빈도
8%13년투자 수요 유입 (2006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만약 이 단지가 매달 100건씩 거래된다면 회전율 51%로, 2년 만에 전 세대가 손바뀜하는 셈입니다. 그건 정상이 아니라 투기장입니다. 부동산에서 거래량이 많다는 게 무조건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허수 검증

가짜 거래일 가능성은

이 의심은 근거가 있습니다. 자전거래(가격 띄우기)는 실제로 적발되는 범죄입니다. 다만 규모를 정확히 봐야 합니다.

국토부는 2025년 하반기 기획조사에서 위법 의심거래 1,002건을 적발했습니다. 대표적 수법은 신고가로 허위 신고해 시세를 끌어올린 뒤 계약을 해제하는 방식입니다. 가족 간에 신고가 8.2억으로 신고했다가 1년 뒤 해제하고 제3자에게 8억에 판 사례, 부부가 본인이 사내이사인 법인에 16.5억 신고가로 팔았다가 9개월 뒤 해제하고 18억에 판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다만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게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조사에서 437건을 검토해 142건이 적발됐는데, 이 437건은 이미 "이상거래"로 선별된 표본입니다. 전체 거래 중 32%가 가짜라는 뜻이 아닙니다. 가격 띄우기 정황이 뚜렷해 경찰 수사까지 간 건 그중 10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량 조작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자전거래는 소수 건으로 신고가를 만드는 수법이지, 132건을 통째로 꾸며낼 수는 없습니다. 이유는 비용입니다.

자전거래 1건 취득세 (12.4억)
4,092만원
실제 등기까지 하면 발생
132건 전부 조작 시 세금
54억원
현실성 없음
그래서 실제 수법
신고 후 해제
취득세를 피하지만 해제 기록이 남음

세금을 피하려면 "신고했다가 해제"해야 하는데, 해제하면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해제 표시가 남습니다. 즉 조작하면 흔적이 남고, 흔적을 안 남기려면 건당 4천만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대량으로는 못 합니다.

민감도

몇 건이 가짜여야 결론이 바뀌나

의심을 숫자로 검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악을 가정해도 결론이 유지되는지 보는 것입니다.

허수 거래 가정실제 거래회전율구간
0건 (원자료)132건5.61%보통 상단
10건이 가짜122건5.18%보통
20건이 가짜112건4.76%보통
30건이 가짜102건4.33%보통 하단
50건이 가짜82건3.48%침체
66건 — 절반이 가짜66건2.80%침체

결론이 뒤집히려면 최소 50건, 즉 전체의 38%가 가짜여야 합니다. 국토부가 대대적으로 조사해도 이상거래 표본에서조차 그 정도 비율은 나오지 않습니다. 30건까지 가짜라고 극단적으로 가정해도 회전율은 여전히 "보통" 구간에 남습니다.

즉 이 지표는 웬만한 의심을 견뎌냅니다. 이렇게 최악을 가정해도 버티는지 확인하는 게, 숫자 하나를 그대로 믿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구분

믿을 숫자와 버릴 숫자

같은 실거래가 데이터라도 조작에 취약한 값과 튼튼한 값이 다릅니다.

수치값신뢰도
6개월 평균 실거래가
수십 건의 평균
12.40억높음 — 1~2건 조작으로 안 움직임
거래 건수
회전율의 근거
월 11건높음 — 대량 조작 불가
신고가
단 1건
14.60억낮음 — 가격 띄우기의 표적

이 기준으로 제 앞선 자료를 다시 봐야 합니다. "장안구 84㎡ 천장은 14.6억"이라고 썼는데, 신고가 1건은 가장 조작에 취약한 값입니다.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더 보수적으로 6개월 평균 12.4억을 기준으로 삼으면, 디에트르 30년 본전선 15.4억은 지역 대장 아파트 평균가보다 3억(24%) 높아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신고가를 쓸 때(+0.8억)보다 오히려 부담이 커집니다.

방법

직접 확인하는 법

남의 분석을 믿는 것보다, 직접 눌러보는 게 낫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무료로 다 됩니다.

  1. 해제 거래 표시를 확인하세요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계약 해제된 건이 별도 표시됩니다. 신고가 근처에 해제 건이 몰려 있으면 가격 띄우기 의심 신호입니다.
  2. 신고가 1건이 아니라 분포를 보세요최근 6개월 거래를 전부 나열해서, 최고가 1건만 튀는지 아니면 상위 여러 건이 비슷한 대역에 몰려 있는지 확인합니다. 후자면 실제 시세입니다.
  3. 같은 층·같은 동이 반복되는지 보세요자전거래는 특정 물건을 반복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 물건이 여러 동·여러 층에 흩어져 있으면 정상 신호입니다.
  4. 전월세 거래량도 같이 보세요매매가 없어도 전월세가 활발하면 실수요는 살아 있는 겁니다. 매매·전세 둘 다 없으면 그때가 진짜 위험 신호입니다.
  5. 디에트르는 회전율이 아예 안 나옵니다아직 준공 전이라 매매 데이터가 없습니다. 대신 청약 접수율(1,678가구 모집 · 477명)과 잔여세대가 3년째 소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유일한 수요 지표입니다.
정리

세 가지로

01월 11건은 연 회전율 5.61%로, 한국 아파트 장기 평균(5.5%)과 거의 같습니다. "활발"은 제 과장이었고 "정상 범위"가 정확합니다. 다만 "극소량"도 아닙니다.
02허수 거래는 실재하지만 대량 조작은 세금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30건이 가짜여도 회전율은 여전히 정상 구간입니다.
03대신 신고가 14.6억은 버리고 평균 12.4억을 쓰는 게 맞습니다. 그러면 디에트르 본전선은 지역 대장 평균보다 24% 높아야 한다는 결론이 됩니다.

이번 지적으로 결론이 약해진 게 아니라 기준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앞으로 어떤 단지를 보든 "거래 건수 ÷ 세대수"를 계산해서 4~6% 구간에 있는지만 확인하면, 그 단지가 살아 있는 시장인지 아닌지 30초 만에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준을 디에트르에 적용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아직 회전율을 계산할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3년째 잔여세대를 파는 단지에 대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수요 데이터는 청약 결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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